독서가 진로탐색에 도움이 되려면? 첫 번째 최근 몇 년 간 과학고와 과학영재고 졸업 후 명문 이공계열 대학을 다니던 지인들이 졸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입학 당시 본인이 생각했던 전공과는 다른 분야로 바꾸어 취업하거나 취업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실제 대학생들 중에는 막상 대학 진학 후 공부해보니, 자신이 선택했던 전공이 자신과 잘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고 영재고 졸업생들은 아시다시피 고등학교 때 이미 대학 학부1~2학년 수준의 공부를 미리 해보거나, 관심분야 연구활동도 깊이 해보는 학생들입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희망전공을 신중하게 선택했는데도 대학 진학 후 다시 진로고민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중고등학교 시절, 그들의 독서나 연구활동이 대학가기 위한 준비였고, 진짜 진로탐색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진로탐색의 가장 기초적인 시작은 바로 “자기 탐색”입니다. 학생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자신은 어떤 기질을 가진 사람인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알아가야 합니다. 독서는 자기탐색을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들이 자기 탐색을 위한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가기 위한 독서를 합니다. 즉 “진로탐색을 위한 독서”가 아니라 오로지 “진학을 위한 독서”를 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 진학(공부)이나 진로에 대한 부모님들의 불필요한 간섭과 강요는 아이들의 진로탐색에서 가장 큰 적입니다. 저희 인크리딩의 진로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진학(수능, 학생부종합전형, 면접, 논술 등의 기초역량)”보다 “진로탐색” 때문에 권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대학을 가는 것이 꼭 필요한지부터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가끔 진로탐색 취지에 맞는 운영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 부모님의 불필요한 피드백 때문입니다.이 학생의 진로독서 목적은 진로탐색(그 시작인 자기탐색)인데, 부모님께서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원하는 진로를 평소에 강하게 표현하시는 경우입니다.(의대가라, 교대가라.. 등등) 또는 성적 즉, 진학에 대해 부모님께서 너무 과도하게 자녀에게 부담을 주시는 경우입니다.(예를 들면 평소에 공부하라고 잔소리 많이 하시는 경우들) 부모님들 역시 부모가 처음이다보니, 자녀를 위해 해준 조언이 불필요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함께 살아왔고 살고 있는 부모님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는데요, 타고난 기질이 순한 아이들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진로독서 컨설턴트가 아무리 다양한 방향으로 진로에 대해 설명을 해 주어도 자신의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신다는 것을 더욱 떠올려서 진로독서와 그에 필요한 사고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이 조차도 부모님이 자주 하시는 공부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며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형식적으로 답하는 경우도 생깁니다.(이런 경우 부모님들께 자녀에게 진로나 진학에 대해 강요나 잔소리를 하지 마시고, 마음을 비우시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립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된 경우 그 결과는 좋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자유로운 사고를 닫아버립니다.) 세 번째 책 선정부터 다시 고민해 봅시다!! 진로탐색(진로)을 위한 것인가? 대학(진학)가기 위함인가? 진로탐색을 위해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도서 선택입니다. 독서가 “진학”에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진로”에 도움이 되려면 책 선정에서 “진학”을 좀 덮어두고 고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충분한 자기탐색을 통해 진로(또는 좋아하는 분야)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책을 선정한다면, 분명 진로는 물론 진학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하지만 예를 들어 자기는 관심도 없으면서 그저 의대 나오면 좋을 것 같아서 의약계열과 관련된 독서를 하는 아이들은 다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비교과(읽고-자료조사-글쓰기) 시켜보면 바로 티가 납니다. 호기심이 없기 때문에 책이나 도서, 논문을 읽어도 자기 생각이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학생들은 성적과 무관하게 의대진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물론 의대를 가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알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서 잘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사실 이것도 정확한 정보는 아닌데 말이죠 ㅠㅠ) 하지만 능력을 떠나 해당분야의 호기심이 약한 아이들은 결국 대학 진학 전에 포기하기도하고, 운좋게 내신 강점이나 수능으로 해당분야에 진학한다고 하더라고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했던 것과 대학 공부는 질과 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요즘 자기탐색이나 가치관 정립도 없이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분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만나본 상당수의 학생들이 인정받기 위해 또는 부모님의 권유로 의대를 진학하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실 의대진학문제로 상담을 오더라도 아이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학생과의 인연을 길게 끌고 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좀 지켜보시고 결정하고자하는 부모님들의 경우 학생을 맡아보는데요, 장기간 보아 온 학생들의 경우 의대 외 아이가 호기심을 보이는 다른 계열을 추천하기도 합니다. 실제 그래서 초기 의대를 희망했다가 공대로 희망 진학 방향을 바꾼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의대를 제가 권한 적도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가 의대를 졸업하면 더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물론 학업능력도 좋구요). 실제 관련 책을 추천해 주었을 때 아이가 무척 좋아했구요. 이렇게 독서는 아이의 관심분야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네 번째 마지막으로 2022년 상반기 상위권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크리딩 진로독서 컨설턴트 마스터'분들이 자체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그 설문 내용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부모님들께서 꼭 참고하셨으면 해서 소개합니다. 글쓴이: 카이스트 22학번 / 자사고 출신 1. 초등학교 책 종류초등학생 때는, 매월 읽는 책의 권수가 많다보니까 다양한 책들을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가 주가 되는 메이플스토리 등의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만화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 습관'을 처음에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판타지 소설, 과학 추리 소설 등의 스토리가 재미있는 소설들을 읽었고 이후에 점차 지식전달이 주가 되는 전문적인 책들도 읽기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제가 처음에 책을 읽는 습관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일 때 만약 누군가 저에게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책 읽기를 강요했다면 오히려 그에 대한 반감이 생겨 독서를 싫어하게 되었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저에게 누군가 만화책을 읽는다고 잔소리 하시고, 특정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원하는 책을 찾아서 그 폭을 넓혀가며 읽어나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2. 독서의 대학입시에서의 영향력독해력 향상, 글쓰기나 발표 실력 향상, 책을 보며 오래 집중하는 습관, 심화된 사고력, 수능 준비 사실 저는 제가 초등학생 때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분기별 다독왕에서 2달동안 300권 이상을 읽어 다독상을 받은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책을 읽는 것 자체에 어떤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즉, 책을 읽는 것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없이 그냥 읽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말 그대로 ‘제가 읽고 싶었기 때문’에 읽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시 읽었던 책들이 저는 제 언어능력 발달에 꽤나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고등학교에 와서 그 부분을 크게 실감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했던 국어의 ‘독서’영역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던 거 같습니다. 긴 글을 읽는 게 제게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정보량을 처리하고 긴 문장을 끊어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입학 이후 고3 수능 준비 전을 제외하고는 따로 ‘독서’에 대해서 제대로 준비하거나 공부한 적이 없음에도 항상 고득점을 받았고 최종 수능 성적에서도 국어영역에서 1등급과 동시에 높은 표준점수를 획득하였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 제가 읽은 몇 권 안되는 책들은 모두 저의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을 위해서 읽은 ‘인위적인’. ‘연출된’, ‘강제로’ 읽은 책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해당 책들을 읽고 진로 탐색을 했다기보다는 저는 저의 정해진 진로에 맞는 책을 주로 찾아서 읽는 방식이었습니다. ‘생기부’에 적힐, 적으면 좋을 책들을 주로 선정해서 읽었습니다. 책을 찾는 방식도 예전과는 달랐습니다. 저에게 맞는 책이 아니라, 누군가 우리 또래는 ‘이런 책을 읽어야한다’라고 정해준 ‘권장도서’를 읽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책 내용이 저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거나 너무 심오한 얘기를 하는 거 같아 지루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면에서 중고등학생 시절 독서는 저의 진로 선택이나 그 외의 분야에서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거 같습니다. 3. 독서에 대한 한마디지금은 대학 입시의 방식이 바뀌어 ‘독서란’이 사라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가장 큰 후회 중 하나가 중고등학생 시절 ‘보여지는 것’에 초점을 둔 독서를 했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멋진, 좋아보이는 책들을 읽었기에 저에게는 맞지 않았고 그렇게 반복된 독서로 저는 독서에 대한 재미와 기쁨마저 잃게 되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기부의 독서란이 사라졌으니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독서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조건 모두가 읽어야한다는 책을 읽기보다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으세요. 그게 독서의 시작이고 책을 읽는 습관의 첫 걸음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렇게 읽은 책들에서 본인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이 또 다른 독서를 만들어 낼 것이고 그렇게 자기도 모른 채 자신이 가고싶은 방향으로 걷게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만, 부디 저의 후배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이 읽는 책에 대해 ‘권유’는 괜찮지만 ‘강요’나 ‘비난’ 등은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맞는 책이 있고 그걸 읽는 것이 결코 쓸모없지 않으니 말입니다. <!–[end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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