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아름다움을 담는 사람들, 디딤돌 문화교실 사진반](https://blogddong.com/wp-content/uploads/2026/06/naver_0c5514755184.jpg)
DISCOVER [현대엔지니어링] 아름다움을 담는 사람들, 디딤돌 문화교실 사진반 HMG저널 2018. 9. 19. 11:28 이웃추가 본문 기타 기능 본문 폰트 크기 조정 본문 폰트 크기 작게 보기 본문 폰트 크기 크게 보기 가 공유하기 URL복사 신고하기 디딤돌 문화교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후원하고 서울시와 공동주관하고 있는 디딤돌 문화교실은 2014년 시작되어 올해로 5년째를 맞은 쪽방촌 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그중 사진반은 창신동쪽방상담소에 소속된 쪽방촌 주민 10명(중급반)을 대상으로 총 48시간의 사진 이론과 실기 교육으로 진행됩니다. 전체 교육의 80%와 사진작품전시에 참여하면 수료할 수 있으며, 선정된 작품은 달력으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2018년 5월 1일 시작하여 10월 31일에 마무리되는 사진반을 만나기 위해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 출사에 나가보았습니다. 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 디딤돌 문화교실 사진반에게 카메라는 사진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대단한 열의였습니다. 하나둘 도착하는 일행을 기다리며 누구는 길가의 꽃을, 또 누구는 인사를 나누는 서로의 얼굴을 향해 카메라를 듭니다. 한 손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카메라 속에 그들이 눌러온 세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기분입니다. 강사를 중심으로 모여 앉아 그들이 곧 열게 될 전시회와 각자 담당한 주제, 주제를 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오늘 출사의 주제인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으로 입장했습니다. 전시를 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 흩어지는 사람들 뒤에 곧 있을 자신들의 전시회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작품이 무엇인지, 어떤 과정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던 박병혁 강사만이 홀로 남았습니다. 질문을 하러 자신을 찾아 돌아올 사람들을 위해 그 스스로 좌표가 되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진반의 강사가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시각장애인을 사진작가로 만드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던 참에 제의가 와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시기가 잘 맞았던 것도 있지만, 찍는 분들이건 찍는 것을 보는 분들이건 ‘사진을 통해 마음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네요. 이 사진반의 목적이 쪽방촌 주민의 여가 선용과 정서 치유, 자아존중감 회복이라고 들었습니다. 목적에 맞게 잘 진행되고 있나요? ‘사진으로 힐링한다’고 말하지만, 사진은 누군가에게 힐링이 되거나 또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은 스스로와 생활의 변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사진은 친근해야 잘 찍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무작정 찍으려고만 하면 사진은 절대로 찍혀지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지 않은 채 관계가 만들어질 수 없는 것과 같죠.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의 프로그램은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기보다 친해지려고 했다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삶의 변화란 새로운 모든 것과 완전히 친해져야만 가능하니까요. 아마도 내년에는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나오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 계시는 분들은 사진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요? 작가가 되고 싶어하세요. 몇 분은 오시다 말기도 하고 가셨다 다시 오기도 하고 그래요. 학습보다는 이해를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사진을 보는 눈이 없는데 사진 이론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사진을 보는 눈이란 결국 세상을 보는 시선이겠죠. 지금 우리는 그 시선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이분들이 가진 환경적 특성을 고려해서 가진 감정이나 생각을 개인별로 생각해서 끌어내는 일이 중요했어요.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분들도 우리와 다르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아름다움은 자신의 안이 아니라 바깥에서 찾기 마련이니까요. 저는 이제 이분들 각각이 찾는 바깥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올해 전시를 일단 잘 끝내고 싶네요. 당신들의 아름다움 조인순 교육생 출사 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카메라를 피해 움직이다 보니 가만 발밑을 바라보고 선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작할 때부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사진기를 내밀며 박병혁 강사에게 질문하던 사람. 붉은 우산과 무채색의 원피스를 입고 장군처럼 걷고 말하다가도 소녀의 얼굴로 웃어버리는 사람. 그녀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사진반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셨어요? 원래는 그림을 좋아했는데, 쪽방에선 그림을 접할 일이 많지 않아요. 어느 날 상담소에서 사진반을 운영하고 있단 말을 들었어요. 사진은 사진기가 그려내는 그림이잖아요. 저는 기억력에 문제가 좀 있거든요. 사진 찍는 게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어떤 사진을 주로 찍으세요? 선생님이 저에게 ‘그림자 사진’을 지정해줬어요. 그래서 그림자를 많이 찍어요. 돌아보니 저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어렸을 적,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했던 시간이더라고요. 창호지에 그림자놀이를 하며 놀던 시절이요. 저한테는 자연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예전에는 세상이 다 아름다웠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에요. 부모님과 함께 살던 어린 시절 생각이 자꾸 나요. 그래서 제가 아름답게 살았던 시절을 찍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림자 찍는 게 좋아요. 사진을 찍게 된 후로 달라진 점이 있으세요? 사진을 시작하기 전에는 슬펐는데, 사진을 찍고 난 후로는 햇볕이 쨍쨍한 날에는 빨리 사진 찍으러 나가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행복해요. 그래서 현대엔지니어링한테 정말 감사해요. 앞으로 더 잘해서 선생님한테 칭찬도 더 많이 받을 거예요. 사진에 제목 붙일 때 도움이 될까 해서 글쓰기 교실도 다니고 있어요. 활발하게 자리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참 고요하고 조용하게 하늘을 보고 선 할아버지 한 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올해 80이라는 정우섭 씨입니다. 사진반이 태어날 때부터 함께했다는 그는 원래 사진에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시작할 땐 초보였는데 이제 전시회를 3번이나 열었네요.” 그가 지정받은 주제는 ‘구름’, 그래서 하늘을 자주 찍습니다. 사람이나 도시를 찍는 것보다 자연을 찍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구름은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구름 사진의 이름을 ‘신의 사도’라고 붙였어요. ‘신의 얼굴’이란 이름의 사진도 있어요. 문학을 공부해서 사진 이름 짓기에 공을 들이는 편이에요.” 사진을 찍으며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좋다고 말하는 80세의 사진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것을 담아내는 사진의 ‘거짓 없음’이 좋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마음이 넓어지고 젊어지는 기분이라고, 사진 하나가 그 모든 것을 다 느끼게 한다며 사진기를 쓰다듬습니다. 봄이 어디냐고 묻거든 전기도 교육생 출사 作 사진반 수강생들이 각자의 사진을 찍고 전시장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디딤돌 문화교실을 운영하는 창신동쪽방상담소 유경순 실장은 전시장 바깥에 앉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제가 이곳에 온 게 2016년이에요. 그때 이미 2~3년 했던 시점이었으니까 한 4~5년 되었겠네요. 디딤돌 문화교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서울시가 후원하는 쪽방 주민들의 문화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이죠. 사진반뿐만 아니라 영등포 쪽은 풍물을 하고 종로3가 쪽과 서울역 쪽은 공예를 하는데 이 외에 서예 같은 활동도 하고 있어요. 여유나 여가라는 말이 쪽방촌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도 있는데요, 어떤가요? 보통 쓰이는 여유나 여가라는 말에는 물론 경제적인 안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쪽방촌 주민들 대부분은 건강이 좋지 않으세요. 기초 생활 수급자가 많은데 그건 곧 하는 일이 없다는 걸 의미하고, 일이 없다는 건 집 바깥으로 나가야 할 용무가 없다는 말도 되거든요. 하루 종일 집안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문화활동도 하면서 주민들과도 만나고 평소 가기 어려웠던 곳들도 다니다 보면 활력도 생기고 정신건강에도 좋겠죠. 그런 의미에서의 여유와 여가예요. 오랜 시간 함께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분이 있으세요? 2016년도에 오신 어머님이요. 그전에는 노숙을 하셨었거든요. 여자의 몸으로 노숙을 한다는 건 자존감도 떨어지고 불안한 생활이었겠죠. 긴급지원을 받아 쪽방촌에 들어오셨던 당시에는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태여서 우울증 치료도 받아야 했거든요. 차차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올라가셨는지 사진반 활동을 시작으로 동화구연이나 바리스타, 사이버 대학 같은 것들을 신청해서 배우고 계세요. 프로그램을 만들며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계셔서 지켜보는 저희도 저절로 뿌듯함을 느끼게 돼요. 시에서 운영하는 사진 교실이 있는데 1등 상품으로 카메라까지 받아오셔서 사용하고 계시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냐는 질문에 유경순 실장의 대답은 따뜻하고 또한 지극히 작고 소중한 것이어서 그녀가 자신의 일을 마음으로 사랑하고 또한 주변을 아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집에서 혼자 우울하게 계시지 않고 아픈 몸이지만 활기차게 생활하시는 것, 그렇게 보내게 되시기를 원해요. 조금씩이라도 발전하시기를 바라기도 하죠.” 큰일은 크지만 작은 일이라고 작은 것은 아닙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후원한 디딤돌 문화교실 사진반은 쪽방이라는 자신들의 작은 공간을 벗어나 서로와 만나고 세상과 마주치면서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찾고, 서로를 향해 ‘잘하고 있다’는 응원을 건네는 사람들이 모여 하루하루를 만들며 자신들만의 봄을 찾아 나가는 중이었습니다. ▶ 현대엔지니어링 사보 < 사람과 공간 > 2018년 8월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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