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ION

[HMG 저널]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확인하다

[HMG 저널]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확인하다

EXPLORE [HMG 저널]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확인하다 HMG저널 2017. 9. 18. 11:26 이웃추가 본문 기타 기능 본문 폰트 크기 조정 본문 폰트 크기 작게 보기 본문 폰트 크기 크게 보기 가 공유하기 URL복사 신고하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전경입니다 ‘Future Now(미래는 지금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슬로건이었습니다. 이를 방증하듯 이번 모터쇼에서는 혁신으로 무장한 전기차와 기술이 대거 공개되며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제시했습니다. 여기에는 독일 정부가 제시한 미래 자동차의 세 가지 핵심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동화, 자율주행, 그리고 네트워킹(커넥티드)입니다. 사실 이 세 가지 방향성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인상적인 것은 이세 가지를 어떻게 ‘꿰느냐’를 이번 모터쇼에 참가한 자동차 브랜드들과 거대 솔루션 공급자들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아우디가 전시한 레벨 5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아이콘(Aicon)입니다. 럭셔리 브랜드의 자율주행차는 이동 중에도 다양한 경험을 가능케 하는 개인 공간으로서의 소유 개념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습니다.물론 이번 쇼의 중심은 독일 브랜드였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하나같이 2019~2022년 사이 모든 모델에 전동화 버전을 내놓겠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SAE(미국자동차기술학회) 기준 레벨 5의 자율주행 기술, 즉 운전대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로 셔틀 서비스와 같은 카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어떤 브랜드에서 들은 이야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이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최소한 독일 브랜드끼리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들은 카 쉐어링이나 자율주행차가 가져올 수 있는 제품의 획일화와 판매의 감소에 대한 고민도 여러가지 형태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현대차 i30 N TCR 레이싱 카입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TCR 규정의 레이싱 카를 선보임으로써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고성능, 감성 시장으로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습니다.그 와중에 현대기아차의 행보도 상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금 당장 현실에 필요한 모델들부터 미래에 대한 포석까지, 상당히 구체적이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내세운 카드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코나와 스토닉으로 대표되는 SUV 라인업 강화, 스팅어와 i30 N으로 대표되는 고성능(감성적) 라인업의 출시였습니다. B세그먼트 SUV 시장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B세그먼트 SUV 모델은 화제였습니다. 폭스바겐이 새로운 컴팩트 SUV인 티록(T-ROC)을 선보이는 자리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나와 스토닉을 각각 보여주며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i30 N도 선보였는데, 이 자리에서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이 했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Measure in BPM not RPM’, 즉 ‘현대차 N은 엔진 RPM이 아니라 심장의 BPM을 높이기 위하여 설계되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감성적 표현을 현대차에서 듣는다는 건 상당히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이제 브랜드의 위상이 업그레이드될 시기도, 실력도 됐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 프로씨드 콘셉트 카의 모습입니다. 현지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아차는 스팅어는 물론 세계 최초로 프로씨드 콘셉트 모델 등을 선보이며 브랜드 전체가 흥이 많고 감성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유럽 시장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느낌이었죠. 그리고 쏘렌토까지 포함한 많은 모델에 GT 모델을 갖고 있는 점 또한 유럽에 특화된 기아차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또 하나의 테마는 전동화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모델의 확대입니다. 작년에 아이오닉을 유럽에 출시하며 친환경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현대차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2020년까지 세계 시장에 15가지 이상의 새로운 친환경 모델(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을 선보일 계획인데, 그 가운데 10가지 모델을 유럽에 투입하겠다는 매우 공격적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첫 모델은 얼마 전 국내에서도 공개됐던 신형 수소전기차, 그리고 코나 전기차입니다. 코나 전기차는 내년 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선보이겠다는 구체적 시점까지 발표되었습니다. 기아차는 베스트셀러인 니로 하이브리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으로 친환경 모델 판매량이 작년 대비 7배 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카 쉐어링, 더 나아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셔틀 서비스 등 자동차를 통한 서비스 사업 아이디어가 공개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곧 이런 사업 아이디어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공개한 수소전기차 GLC F Cell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8월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번에 제 눈길을 끈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소전기차입니다. 지금까지 BMW를 제외한 유럽 브랜드들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모터쇼에서는 독일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수소전기차를 내세웠습니다. 그 중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GLC F Cell이라는 모델도 있지요. 보통 연료전지는 배터리 전기차와 경쟁 관계인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현대차와 토요타가 수소전기차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였기 때문에 더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갑자기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를 꺼내 온 이유가 뭐냐’고요. 대답은 의외로 합리적이었습니다. “둘 다 순수 전기차다. 물론 가격면에서 배터리 충전식 전기차가 훨씬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배터리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가 없는 곳에서 문제가 생긴다. 바로 그런 상황을 위한 또 하나의 형태가 수소전기차다.” 유럽인들이 전기차의 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 충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의 솔루션으로 연료전지를 가져온 것도 그런 고민의 결과였습니다. 보쉬의 E-액슬입니다. 전기 구동 장치의 핵심 부품이 모두 들어있는 완성형 모듈 제품이죠. 자동차 제작사의 요구에 따라 성능과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간결한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보쉬와 컨티넨털, ZF 등 독일을 대표하는 세계 최강의 자동차 기술 전문 기업들이었습니다. 이들의 메시지는 ‘우리는 환경과 인간을 보호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입니다. 즉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에 필요한 솔루션을 자동차 제작사가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 것에 이미 큰 진전을 보인 것입니다. 그 대표적 예가 보쉬와 ZF 등이 제시한 ‘E 액슬’, 즉 전기차용 전기 구동 모듈입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들을 일체화한 모듈 형태로 제공하는데 자동차 제작사의 요구에 맞게 출력과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기성품입니다. 복잡한 전선과 커넥터 등이 현격히 줄어들고 처음부터 통합 설계가 되었기 때문에 신뢰도와 효율성 등에서 강점을 보입니다. 카 오디오와 커넥티드 기술의 강자인 하만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디스플레이를 시연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용 통합처리장치(Processing Unit)도 기성품의 형태로 제품화했습니다. 즉, 지금까지는 원천 기술과 센서의 종류에 따라 향후 방향성을 고민하는 단계였다면 이들 소위 ‘1차공급업체’들은 자동차 제작사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듈의 형태로 제품화하는 단계까지 이미 들어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원천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위한 연합 전선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이미 맹렬한 속도로 가동되고 있었다는 뜻이죠. 지금까지 자동차 산업을 좌지우지했던 이 업체들은 입장에서는 IT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을 테니까요. 퀄컴은 F1 머신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무선 데이터 로깅 시스템(시스템을 작동할 때 작동상태를 기록 및 보존하기 위한 기록)을 전시하며 미래의 커넥티드 카에 필요한 노하우를 갖추었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마지막으로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새롭게 열린 공간이 있었습니다. ‘뉴 모빌리티 월드(New Mobility World)’입니다.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 전동화, 도시형 이동수단, 모빌리티 서비스의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 뉴 모빌리티 월드는 스타트업에서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인큐베이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페이스북처럼 유명한 IT 기업도 있고, 기존 자동차 부품 업체인 헬라도 이곳에 자리잡는 등 새로운 집합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이 잠재력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이곳에서는 9월 14일부터 다양한 세미나들이 개최될 예정이며 이질적인 업체들 간의 연계를 모색할 수 있도록 오픈된 대화 공간이 많은 것도 이곳의 특징입니다. 독일 ZF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개발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차량 제어 모듈, 중국 바이두의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의 연합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포였습니다.이렇듯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지난 2년 간 혼돈의 결과물이 조금씩 구체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특히 ‘미래의 제품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현대기아차도 현실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기업들이 그런 것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자동차, 전기, 전자 기업들이 연합한다면 엄청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기미를 찾지 못한 건 한국인으로서 못내 아쉬웠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이후에 개최될 모터쇼들에서는 또 어떤 제품들이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글. 사진 나윤석 필자는 아우디 브랜드 매니저, 폭스바겐 코리아의 프로덕트 마케팅 팀장, 폭스바겐 본사 매니저, 페라리 총괄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이 칼럼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HMG 저널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원문: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기